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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EAUTY

오은영 박사 인터뷰 본문

영감

오은영 박사 인터뷰

별보기hs 2021. 12. 3. 06:25

출처 - http://ch.yes24.com/Article/View/46477?y_contents=채널예스&y_channel=뉴스캐스트&y_area=61

[커버 스토리] 오은영 박사 "마음을 표현하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 YES24 채널예스

자기 마음을 이해받는 경험을 많이 하면 아이와 부모는 감정적으로 굉장히 단단하게 연결돼요. 그리고 이게 단단하면 되게 편안한 사람이 돼요. 타인의 마음을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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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표현하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오은영


부모들은 ‘아이가 크면 내 마음을 이해할 거야’라고 넘기잖아요. 꼭 표현법을 연습해야 하나요?

네. 연습이 중요해요. 저는 부모들을 만나면 끝까지 계속 모델링을 해줘요. 처음에는 도저히 어색해서 못 하겠다는 부모들이 있어요. 그래도 시킵니다. 하다 보면 많이 좋아져요. 중요한 건 포문을 여는 거예요. 허들을 넘으면 의외로 잘할 수 있고 아이들이 되게 좋아해요. 그리고 꼭 표현법을 연습해야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고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부모의 착각이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은 본인이 어른이 된 다음에 이해해요. 대개 마흔이 넘어야 가능한 일이에요. 내가 마흔이 돼서야 이해했던 기준을 현재 내 앞에 있는 어린아이한테 적용하면 안 돼요. 좋은 감정은 좋은 감정으로 화가 날 때도 화를 표현해줘야 해요.
언제나 우리가 애를 쓰고 노력해야겠지만 가까운 사람에게는 나의 한계를 빨리 인정하게 해야 해요. 몸이 너무 힘들 때는 “엄마가 너랑 동화책 읽는 거 너무 좋아하는데, 오늘은 엄마가 몸이 힘들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아이가 실망하고 엄마가 밉다고 말해도, 그건 그냥 기분이 나쁘다는 표현 정도로 받아들이고 “그래, 네 마음 알아. 그런데 엄마가 오늘은 병이 날 것 같아서 그래. 내일은 꼭 약속 지킬게”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지속성을 염두에 둬야겠네요.

또 너무 비장하게 모성을 들이대지 않아야 해요. 매일 반찬을 사서 먹여도 사랑이 부족한 부모가 아니에요. 요리하는 시간을 벌어서 아이랑 같이 놀아줄 수도 있는 거예요. 자신의 역량을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한결같이 할 수 있는 편을 택하는 편이 낫다고 봐요.

자녀분이 대학생이시죠? 어릴 때 가장 자주 해준 말은 무엇인가요?

사랑한다는 말을 진짜 많이 해줬어요. 이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한다고. 네 아빠도 사랑하지만 종류가 다른 거라고. 굳이 저울에 올려놓으면 엄마는 이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그리고 네가 내 아이라서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고. 낯간지러운 말일 수도 있는데, 아이한테는 많이 표현해주는 게 정말 중요해요. 이 고백이 주는 위로와 행복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어떤 분은 왜 빈말까지 해야 하냐고 묻기도 해요. 그럴 때 저는 빈말이라도 해보라고 말씀드려요. 아이가 화답해주지 않아도 노력해보시라고 해요. 이 노력이 쌓이면 굉장히 큰 힘이 되기 때문이에요.

일단 사랑을 많이 주고 표현하는 게 중요해요. 자존감이라는 건 자신이 생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마음이거든요. 하지만 자아라는 것에 너무 매달리는 건 좋지 않아요. 모든 걸 잘해라, 성과를 만들어내라고 강요하면 아이는 자신을 남과 비교한다고 생각해요. 부모는 충고라고 생각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비난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부모에게 받는 비난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받는 비난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한 불안과 두려움을 줘요. 어른이 돼서도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는 뭘 좀 잘하는 게 중요해 보일 수 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사회성이 중요해요.

사회성은 타인과 편안하게 관계를 맺고 문제가 생기면 잘 해결하는 능력인데요. 모든 걸 성취 지향으로 따라가면 사회성이 잘 안 길러져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점이 절대로 물리적인 힘에 의한 두려움을 경험시키지 말라는 거죠. 오냐오냐 하는 건 안 되지만 부모가 지나치게 무서운 얼굴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건 나쁩니다.

일단 1단계는 아이의 마음을 수용해줘야 해요. 마음을 수용하라는 게 아이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소원 성취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아이가 어제도 장난감을 사줬는데 또 사달라고 할 때가 있잖아요. 아이들은 원래 장난감을 좋아하니까요. 이때 부모는 화내지 말고 “그래, 장난감을 보면 계속 사고 싶지? 네 마음은 잘 알아. 그런데 보는 족족 다 사는 건 안 되는 거야. 참을 줄도 알아야 하고 엄마는 그걸 알려줘야 해. 오늘은 안 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 매우 중요한 교육이에요.

부모가 아이에게 실수했을 때 어떻게 사과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타이밍에 안 맞는 사과는 너무 형식적인 사과로 여겨지기도 해요.

일단 너무 지나치고 불필요하게 미안하다고 하는 건 좋지 않고요. 자신이 타당하지 않았던 면에 대해 사과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예를 들어 아이 앞에서 소리를 질렀을 때는 “내가 어른인데 어른답지 못했다. 미안하다. 엄마가 네 잘못된 행동을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소리를 지르면서 말하지 말았어야 했어. 미안해. 이건 엄마가 정말 노력해야 돼. 엄마가 잘못한 거야”라고 말하는 게 좋아요.

박사님은 부모들의 육아 멘토를 넘어 전 국민의 멘토로 지지를 받고 있잖아요. 때때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오해를 받을 때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조금은 당연하게 생각해요. 얼굴이나 이름을 내놓고 사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하는 면도 있다고 보고요. 제가 6년 넘게 일간지에 상담 칼럼을 쓰고 있는데 인터넷 댓글이 많이 달려요. 어떤 때는 분노도 들어가 있고 적개심도 보여요. 저도 사람이니까 안 좋은 댓글을 보면 기분이 좋진 않아요. 하지만 잠깐이에요. 이렇게 새벽에 칼럼이 올라오자마자 댓글을 다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걸까, 이렇게 사는 게 힘들구나 싶어요. 내가 힘들 때는 아무래도 타인에게 너그럽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리고 더 겸손하게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리면 좋을까를 궁리하기도 해요.  

가장 큰 영향은 2008년에 대장암 선고를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내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아프기 전보다 지금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생명이 몇 달 남지 않았다고 해도 그냥 매일 하던 일을 할 것 같아요. 잠언에도 있는 구절인데 “불안을 감내하는 것이 인간의 성숙”이에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안해요. 그걸 어떻게 잘 감당하고 감내하면서 사느냐에 따라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고요.

타인과 관계 맺는 일을 주저하고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어려운 문제인데요. 저는 그냥 단계별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아주 강력한 애착을 형성하고 살아야 하는 사람과 약간 친한 사람, 그냥 알고 지내는 사람들을 조금 구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영어로 말하면 ‘the other’인 사람과 겪는 갈등은 좀 흘려보내도 된다고 생각해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잖아요. 흐르는 물을 막으려고 물을 잡는다고 잡아지지가 않아요. 그냥 흘려보내도 당신이 진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길을 지나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내 어깨를 딱 부딪혔어요. 되게 아프지만 의도가 없을 때, 굳이 그 아저씨를 불러 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큰 부상이 아니면 흘려보내는 게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악연이 생겨요.

가까운 사람과 갈등이 생길 때는요?

그럴 때는 소통해야죠. 가족 내지 배우자, 연인, 자식, 절친과 문제가 생길 때는 서로 이야기해야 해요. 가까운 사람과도 언제나 좋은 자극을 주고받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아무리 가까운 부모 자식 관계라도 연을 끊는 게 나은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상황일 때는 원인을 따져보고 진솔한 소통을 해야 해요. 팁을 드리면 미리 거울을 보고 연습한 다음 말해야 해요. 연습하지 않으면 감정 조절이 힘들 수가 있어요. 내가 꼭 해야 할 말이라면 미리 연습하고, 그다음에는 어떤 상황이 와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마음먹어야 해요. 그러다 보면 성숙해져요.

와, 하나도 버릴게 없는 인터뷰.
그동안 궁금했던 오은영 박사의 삶부터 관계에 관한 액기스는 다 담겨있는듯.
표현해야한다. 표현하지 않으면서 타인이 알아주길 바라는건 요행을 바라는것. 표현은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애도 없지만 관계의 전반으로 확장시켜 생각해볼 수 있었다. 특히 거절과 지속성에 관한 것.
더 성숙해지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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