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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EAUTY
평범한 일상 가운데서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순간들이 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뉴스를 볼 때가 그랬다. 여러 번 뉴스에서 반복해서 접했는데도,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도 아닌데도, 발인식에서 애써 담담한 척 글을 읽어내려가는 소방관 동료의 목소리를 듣는 그 순간, 나는 자꾸만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 순간을 돌아보는 지금 이 순간도 그렇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죽음이 얼마나 슬픈 일일까 상상할 수 있어서인지, 생사가 걸린 그 순간에도 자기가 맡은 소임을 다하는 소방관의 마지막 순간이 상상되어서인지, 생명을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려는 국가적 차원의 도리에 감동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방금은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일주일 전부터 기다려 왔던 날이었다. 친구가 찾은 맛집에서 맛있는 회와 매운탕을 실컷먹고 우리는 광안리 해변가로 향했다. 우리는 항상 그랬다. 광안리 근처에서 만나 밥을 먹고는 거기서 십분 거리든 삼십분 거리든 항상 광안리 해변으로 향했다. 오늘도 다르지 않았다. 대로변에서 해변가로 걸어들어가다보면 광안대교의 일부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오는데, 그 순간은 항상 설렌다. '자 이제부터 바다가 시작될거야, 기대해'하고 바다가 내게 말 건네는 느낌이랄까. 광안리는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해변가 카페에 들어갔다가 마감시간이 되어 쫓겨나오듯 빠져나와 해변가를 걷기 시작했는데, 해변의 서쪽 끝에서 빈 벤치를 발견하고는 얼른 달려가 자리를 차지하곤 앉았다. 편의점에서 캔맥주 사와 3차를 시작했다. 우리가 하는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