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란 무엇인가

성격이란 무엇인가 / 브라이언 리틀  

'지성'이 연관성이 높고 함의하는 바가 많은 핵심 구성개념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가령 시험에서 낙제점을 받아 그 구성개념이 흔들릴 때 어떤 일이 생기겠는가? 그 일로 어떤 사람이 가진 '지적이다'라는 '핵심' 구성개념이 무너진다면, 단지 구성개념 하나가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항해하는 데 사용하는 전체 구성개념 체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위협적이다. 지적이다/지적이지 않다 라는 구성개념이 다른 구성개념과 그다지 긴밀하게 연결되지 않은 사람은 낙제점을 받았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언짢을지언정 위협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 구성개념을 시험하고 수정할 때 느끼는 감정을 보면 우리가 개인 구성개념 변화를 얼마나 강하게 거부하는지 알 수 있다. 하나의 구성개념이 다른 구성개념을 많이 암시할수록 거부감은 더 크다. 이처럼 개인 구성개념을 살펴보면 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몇 년 전에 하버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적어도 하버드에서는 '지성'이 스스로를 '섹시하다'고 해석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 모습이 내가 가진 각 구성개념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옮겨가 있다면 자아상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 상상해보라고 했다. 강의실에 있던 한 남학생은 하버드에 다니지 않는다면 자신을 '섹시하다'고 보는 생각에 즉각적인 타격이 올 것 같다고 했다. 남학생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하버드의 진홍색 옷을 입지 않는다면 자신의 매력도 사라지고 친구들에게도 가치 없는 사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강의실에 있던 여학생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재미있다는 눈치였다. 여학생 두 명은 하버드에 다니지 않는다면 오히려 자신의 매력이 '높아질' 거라 했다. 한 여학생이 강의실을 나가면서 말했다. "그래도 MIT가 아니라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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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구성개념이 하나뿐이면, 그 구성개념에 맞지 않는 것을 만났을 때 옮겨갈 수 있는 곳은 다른 통로가 아니라 그 통로 내의 다른 지점일 뿐이다. 한 예로, 자신을 오직 지적이다/어리석다 라는 구성개념으로만 파악하는 사람이 무언가 실패한다면 그 구성개념에서 '어리석다'라는 극단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눈길에 갇힌 자동차처럼 앞뒤로 더 미끌질수록 바퀴자국은 더 깊어지고 적절한 새 구성개념으로 사건을 예상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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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타인과 자신을 얼마든지 재해석할 수 있다. 개인의 성격과 삶의 질을 평가할 때, 그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같은지 뿐만 아니라 어떻게 다른 누구와도 같지 않은지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