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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사람과 달라 - 민감성(섬세함)에 대하여 본문

심리학

나는 다른 사람과 달라 - 민감성(섬세함)에 대하여

별보기hs 2016. 3. 1. 18:57




대학원에서의 3년은 내 인생에 풍부한 경험을 가져다주었지만, 내 삶에서 가장 괴로운 시기이기도 했다.

3년 동안 내가 스스로에 대해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은 좌절과 나약함이었다.

그러나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주위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난 3년을 버텼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학교 심리센터를 찾는 건 아니라는 것에서 그 진실은 드러난다.

난 결국 이 짓을 그만두기로 했다.

최근에도 지인으로부터 지금까지 그랬듯이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수험생활을 그만 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자 그 사람은 '수험생활이 성격에 맞는 사람이 어디있어'라고 말했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설명했고 이걸 깨닫기까지 정말 많이 괴로웠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어떤 사람은 과도한 경쟁 상황에 맞지 않는 성격을 타고난다.


 아마 부모의 기대에 따라 의사가 되었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당신의 의도를 설명할 수 없어서 '너무 나약하다'든가 '의지가 부족하다'는 말을 인정했을지도 모른다. 민감한 사람들은 불행히도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요구하는 비인간적이고도 힘든 교육과정에는 잘 맞지 않는다. 

  굳이 과다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유발하는 직업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일은 다른 누군가가 아주 잘해낼 것이다. 반드시 오랜 시간 일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우리는 의무적으로라도 일하는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스스로 건강을 돌보고 적정 긴장 수준을 유지해야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도 있는 것이다.


- 일레인 아론,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중에서


유럽여행을 할 때, 내가 유난히 사람들의 시선을 잘 감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유럽사람들과 인종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니까 눈에 띄는 건 당연할 것이다.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외국인들을 만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듯이 그냥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일련의 과정이 때로는 너무 불편했다.

한 번은 같이 동행하던 사람에게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는 게 느껴지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 사람은 전혀 몰랐다는 듯이 반응했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느낌'에 있어서 항상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더 무언가를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느껴왔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이나 풍경에서 오는 아름다움, 폭력적인 장면에서 오는 괴로움, 문학작품으로부터 느끼는 영감 마저도 말이다.

관습적인 표현으로는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은 때때로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만큼 다른 사람에 비해 실연 같은 부정적 경험에서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벅찬 글이나 아름다움을 마주할때면 그 감정을 감당치 못해 수시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때때로 이유모를 불안감 같은 걸 느끼기도 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리고 유럽여행을 하면서 나는 이런 면에서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음에 소개할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특성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면은 성격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드러난다.

내 피부는 예민한 편인데, 특히 차가운 물에 닿으면 두드러기가 난다.

즉, '민감성(sensibility)'은 기질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수험생활을 그만두면서 내 자신의 의지 부족이나 나약함에 대한 자괴감에 빠져 하루하루를 괴로워하며 보내고 있었을 때, 우연히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이 쓴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내가 아론이 말하는 '민감한 사람'에 속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론의 연구결과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내 인생의 큰 분수령에서 과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미래를 용기있게 설정하는 데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내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론은 민감한 기질이 장애나 병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이들 덕분에 인간은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인간 종족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말이다.

즉, 민감한 기질을 가진 사람은 인간의 종족 보존을 위해 진화한 결과물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나의 민감성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고, 오히려 이 기질을 내 삶에 도움되는 방식으로 잘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팟캐스트 지대넓얕에 김도인 님이 소개하면서 크게 이슈가 되었고, 최근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관련 주제로 출판 펀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섬세한 성격, 고치지 않고 변화하기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697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민감성에 대해 이해하고, 민감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전환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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