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MY BEAUTY

심리학 용어 '애도' 본문

심리학

심리학 용어 '애도'

별보기hs 2016. 2. 25. 17:05

출처 http://goo.gl/MQMUQZ

[네이버 지식백과] 애도 [MOURNING] (정신분석용어사전, 2002. 8. 10., 서울대상관계정신분석연구소[한국심리치료연구소])


애도(mourning)


의미 있는 애정 대상을 상실한 후에 따라오는 마음의 평정을 회복하는 정신과정. 애도는 주로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사별)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모든 의미 있는 상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을 일컫는다. 애도의 지배적인 기분은 고통스러운 것이고, 이러한 기분은 외부 세계에 대한 흥미의 상실, 상실한 대상에 관한 기억에의 몰두, 새로운 대상에게 투자할 수 있는 정서적인 능력의 감소 등을 수반한다. 정상적인 애도는 병리적인 것이 아니며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은 상실에 적응하고 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한다.


애도 과정에 있는 사람은 비록 현실 검증 능력을 유지하고 있고 사랑하던 대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처음에는 상실한 대상에 대한 애착을 거두어들일 수 없다. 대신, 그는 현실을 부인하고 상실한 대상의 정신적 표상에 매달림으로써 고통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한다. 이로 인해 대상의 상실은 자아의 상실로 변형된다. 그러나 애도 과정의 단계를 통과함으로써, 이러한 자아상실은 차츰 치유되고 정신적 평정은 회복된다. 애도 작업은 서로 관련된 3개의 연속적인 단계를 거치며, 한 단계에서의 성공은 다음 단계에 영향을 미친다. (1) 상실과 상실의 상황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대처하는 단계. (2) 상실한 대상에 대한 애착과 동일시를 철회(탈집중)함으로서 적절한 애도를 수행하는 단계. (3) 개인의 성숙 수준에 맞는 정서적 생활로 복귀하며, 흔히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단계(재집중).


나이와 상관없이, 정서적 성숙의 수준, 고통스런 정서를 견디는 능력, 자율적인 자존감 조절 능력, 상실한 대상에 대한 의존의 정도, 상실이 발생한 상황 등과 같은 내적 및 외적 요인들이 애도 과정을 수행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아동일 경우, 자기와 대상 항상성의 수준, 죽음의 구체적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 고통스런 정서를 견디는 능력, 부모와의 지지적 관계 경험을 포함한 발달적 요인들에 따라 애도의 결과가 달라진다.


상실한 대상이 사람이 아닌 경우에도 애도라는 용어를 사용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조국의 자유 혹은 이상에 대한 신념과 같은 추상적 실체에 대한 표상을 상실할 때도 슬픔과 애도가 발생할 수 있다. 사고나 외과 수술로 인해 신체 일부를 상실하거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적 능력을 상실할 때에도 애도는 필요하다. 그밖에도 마음을 쏟았던 무생물적 대상(예를 들면, 집), 안정감의 원천이었던 어떤 것(직업), 중요한 분리(이혼, 친구의 이사, 자녀의 독립, 분석의 종결)와 같은 상실들도 애도를 필요로 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정상적 애도와 우울증을 구별하였지만, 많은 정신 분석가들은 우울증과 병리적 애도를 보다 정확히 구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어떤 형태의 우울증은 대상 상실이 아니라 생물학적 병인에 의해 야기된다. 병리적 애도 반응 중에는 방어적으로 애도를 하지 않거나 애도 반응의 기간을 연장시키는 것 등이 있다. 볼칸(Volkan)은 이것을 “대상과의 연결됨”을 통해 상실한 대상의 표상을 영구히 간직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는 죽음의 역사이면서 뒤에 남은 사람들이 그 상실을 견뎌낸 애도의 역사, 즉 살아남은 자들이 가버린 자의 빈자리를 어떻게든 견뎌내고 스스로도 그 대상이 되는 애도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회는 우리에게 떠난 자는 결코 되돌아올 수 없으니 그 상실을 충분히 슬퍼하되 죽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요구하지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슬픔에는 끝이 없어야 하며 그것이 어쩌면 진정한 애도일지 모른다.


애도에 관한 주목할 만한 글을 쓴 베르나 카스트에 따르면, 인간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유목민들이 그렇듯 그간 머물렀던 곳을 정리하고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 우리 인간은 태생적으로 '끊임없이 떠나지만 항상 다시금 일정 기간을 정착하는 유목민'이라는 것이다. 삶이라는 게 죽음과 이별의 끊임없는 연속이니 낯선 대상을 향해 떠나는 여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애도예찬, 왕은철 저 중에서


사랑이 흔한 맹세처럼 영원할 수 없다면 실연은 필연적이다. 동시에 사랑에 빠지는 축복을 누구나 누릴 수 없는 것처럼 동시에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인생이 어쩌면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누구든 목숨을 걸듯 사랑할 수 있고, 누구든 원하지 않는데도 헤어질 수 있으며, 누구든 살면서 한두 번쯤 진짜 죽고 싶었을 것이며,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은 그냥 포기해버리거나 미련 없이 돌아서고, 곧 잊어야 한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는 일이 있고, 그렇게 되질 않는 사람이 있다. 완전히 잊는다고 할 때 그 완전함이란 영원한 불가능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데 영원히 불가능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실연의 역사, 박주영 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