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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르웨이의 숲 본문

리뷰

나의 노르웨이의 숲

별보기hs 2023. 7. 28. 05:00

요새 계속 몸이 안좋아서 새벽에 깨는 탓에 오디오북 <노르웨이의 숲>을 듣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작가지만, 번안 제목이었던 <상실의 시대>를 읽고 좋아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한번 더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아니었다.
글 전반에 깔려있는 허무주의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
나는 스스로를 꽤 허무주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따뜻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노르웨이의 숲>이 관계, 죽음, 사랑을 다루는 소설이라는데, 그것들은 최근의 내가 천착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삶의 여정 한가운데인 한국나이 35세인 나는,
최근들어 내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고 있다.
누군가와 신뢰를 주고받는 방법,
신체의 노화를 겪어내는 일,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신뢰를 주는 방법을 알려면 우선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것.
너무나 운이 좋게도 먼저 신뢰를 주는 방법을 아는 상사를 만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신뢰를 받을수록 그 신뢰에 보답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는 스스로를 본다.

힘든지도 모르고 열일했더니 바로 몸에서 반응이 왔다.
이거시 바로 노화인 것이다.
감기나 몸살이 아닌 근육통으로 인한 고통은 생전 처음 겪어보는 것이라 너무 낯설고 괴롭다.
우릿한 고통이 계속되기 때문에 삶의 질이 낮아지고 부정적인 감정도 엄청 올라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고통을 오롯이 혼자 겪어내야한다는 사실이 첨엔 너무 외롭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수많은 노화로 인한 고통과 괴로움을 겪게 되겠지.
그때를 위해서라도 끊임없는 마음수양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

어제 진짜 오랜만에 ㅊㅈ님과 시간을 보내면서 정말 즐겁다는 생각을 했다.
컨디션이 매우 안좋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피곤한 몸이 이끌어진다는게 어쩌면 사랑의 힘 아니냐며ㅋㅋㅋ
ㅊㅈ님이 구워주신 고기를 먹고나서는 아픈것도 없어지고 그저 즐겁기만 했다.
역시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
ㅊㅈ님이 좋아하며 웃는 모습에 같이 좋아하고 뿌듯해지는 스스로를 보며 이게 사랑이 아니면 무엇? 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지 깨닫게 되어 놀랄 뿐이다.
그리고 사랑이 꼭 진전이 되거나 이루어지지 않아도 그 감정과 관계 자체로 좋다는 것도 지금의 나는 알고 있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내가 좋다.

어제 ㅊㅈ님이 이사를 너무 많이 다녀서 몇개 구를 찍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내가 그랬다.
여기도 살아보고 저기도 살아보고 재밌지 않냐고.
또 다음 삶의 여정은 어디로 펼쳐질지 너무 기대된다.
그거시 자꾸만 자살과 죽음으로 치닫는 <노르웨이의 숲>과 내가 안맞는 결정적인 이유.
어쩌면 나는 생각보다 꽤 따뜻하고 긍정적인 사람인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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