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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국제도서전>을 다녀와서 본문

리뷰

<2022 서울국제도서전>을 다녀와서

별보기hs 2022. 6. 1. 20:57


책덕후인 내게 2019년 서울국제도서전을 못간 건 한이 될 정도여서, 3년만에 드디어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온 소감은 한을 풀었다는 느낌이다.
삼성역에는 쇼핑하러 몇번 가보긴 했지만, 컨벤션홀에 가는건 처음이어서 버스 내려서 찾아가는데 조금 긴장됐다.
12시 좀 넘어서 도착했는데, 이때만 해도 표 끊는 줄이 대기가 있긴 했어도 그리 길지 않았는데 2시쯤 되어서는 홀을 한바퀴 돌 정도로 대기줄이 길어서 놀라울 정도였다.
입장해서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당황ㅋㅋ
우리나라에 책에 진심인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사람이 많아서 당황해서 브로셔도 하나 못챙기고 그냥 보이는길로 쭉쭉 들어가서 대충 크게 한바퀴를 돌았더니 좀 정신이 차려졌다.
문학동네나 민음사 같은 유명한 부스는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전시 위주로 구경하기 시작했다.


처음 구경한 전시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는 주제였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아름답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최근에는 북디자인 수준도 너무 높아져서 그냥 서점에서 매대구경하다가도 책표지에 홀리게 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니...
어쨌든 주제 자체가 흥미돋는 기획이었다.



다음 전시는 '디지털 북, 책 이후의 책'이라는 주제였는데, 요새 종이책 안사기 운동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혹하는 전시였다.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등장한 인터넷 소설, 블로그나 유튜브 콘텐츠의 출판에 관한 내용도 흥미로웠고,
과거에 상상한 미래의 책의 모습에 관한 내용도 재밌었다.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환경에 덜 해로울까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홍콩민주화운동 당시 중국의 인터넷 검열로 인해 오히려 종이출판물이 정보공유와 소통의 수단이 되었다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주제 전시였던 '반걸음' 전시는 정말정말정말 좋았다!
내가 관심있는 주제만 쏙쏙 뽑아왔나 싶었을만큼 공감되는 전시였다.
전시장 들어가는데도 사람들이 줄서있길래, 뭔 전시를 대기까지 해서 보나 했는데 대기할만한 전시였다는!


소주제는 크게 불평등/삶/사회/평등/지구 다섯가지로 나뉜다.
그 중 불평등은 내가 항상 천착하고 있는 주제여서 더 말할 것도 없고, 노동(사회 섹션)에 관한 책들과 인권(평등 섹션)에 관한 책들, 환경(지구 섹션)에 관한 책들이 기억에 남는다.
노동에 관한 책들에 눈이 가는 스스로를 보면서 바야흐로 노동자가 되었구나 새삼 느꼈다.
전시 보면서 눈에 들어왔거나 읽어보고 싶었던 책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실패에 대하여(베벌리 클락 저)', '주소 이야기(디어드라 마스크 저)',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중개합니다(도쿄R부동산 저)',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김진영 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제니 오델 저)', '로봇의 결합 시리즈(이치은 저)', '적을수록 풍요롭다(제이슨 히켈 저)'
책 주제도 그렇고, 다양한 베리에이션의 책 선정도 그렇고 여러모로 큐레이터가 대단하게, 또 감사하게 느껴지는 훌륭한 전시였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오늘 도서전의 하이라이트는 김영하 작가의 강연 '책은 건축물이다'였다.
전시 쭉 돌아보고 나니까 강연까지 시간이 한시간이나 남아서 들을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안들었으면 어쩔뻔ㅋㅋ
가보고 싶었던 로네펠트티에 가서 밀크티 한잔 마시고 다시 들어왔더니 시간이 딱맞았다.
예상했던대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강연장 둘레에서 걍 서서 들었다. 그래도 좋았다.
김영하 작가님은 실제로 뵈니 영상으로 봤던 느낌 그대로여서 더 멋있다고 느껴졌다.
왜 인기 많으신지 새삼 깨달았다.ㅋㅋ
주제를 왜 '책은 건축물이다'라고 하셨는지 언뜻 이해가 잘 안됐는데, 편집자=설계자, 출판사,인쇄소=시공사, 독자=주인/임차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 했다ㅎㅎㅎ
역시나 오늘 강연에는 코로나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나도 코로나 초반에 책을 통해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으며 그 상황을 이해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작가님 이야기가 공감이 많이 갔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시기가 지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책 찬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동적이었다.
질문 시간에는 주로 글쓰는 사람들이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들의 물음에 답변하는 작가님의 진심이 느껴져서 찡했다.
'책으로 성공한 어르신'이라는 스물셋 문창과 학생의 말이 넘 웃겼음ㅋㅋㅋ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해받으려고 하는 생각을 포기하라는 말이 넘나 김영하 작가님스러웠는데, 또 넘 공감됐다ㅎㅎㅎ
작가님의 답변은 일관되게 '너는 너만의 길을 가라'는 것이었다.
몇 년 전 장강명 작가님의 강연에서도 들었던, '쓰는 사람은 쓸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이야기가 또 나와서 새삼 공감...ㅎㅎ
강연 들으면서 책쓰는 것에 관한 영감을 많이 얻었다.
작가는 보통 내향적인 성격이 많을텐데 이렇게 많은 청중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작가님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괜히 궁금증이 일었는데, 강연 끝나자마자 도망가려고 여러번 시도하시는거 보면서 넘나리 동질감 들었다..ㅋㅋㅋ
작가님도 힘들지만 책문화 확장에 대한 사명을 가지고 노력하시는거구나 싶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ㅎㅎ



그렇게 전시전을 보고 나와서 근처에 있는 가보고 싶었던 최인아 책방에 가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ㅎㅎㅎ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으니, 어떻게 되겠지.
책을 쓰고싶다는 마음을 먹고, 주제를 선정하고, 시작을 하게되기까지 신기하게 연결이 되어서 새삼 신기하네.



그리고 일이 있어 종로까지 갔다가 서울 한바퀴 돌고 귀가했다.
오늘은 옛날에 들렀던 장소들을 많이 가게 됐다.
명상수업 들었던 최인아 책방이 있는 선릉역도 그렇고, 교육들으러 왔을때 묵었던 종로도 그렇고.
나도 서울에서의 추억들이 쌓이기 시작했구나 싶어서 괜히 뭉클해졌다는ㅎㅎ
기쁘고 감동적이고 뿌듯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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