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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보고

별보기hs 2018. 11. 17. 21:57
오늘은 또하나의  내 공연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날이었다.
2014년 god콘서트를 시작으로 작년의 안테나 콘서트, 올해 6월 서울시향 공연에 이어 드디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보았다.
이제 공연 버킷리스트는 토이, 이적, 김동률, 아이유 정도 남은듯. 언젠가 다 이룰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이적 부산 콘서트는 올해는 지킬공연이랑 겹쳐서 아쉬웠다.. 다음번을 기약하며..

개인적으로는 사람의 내면에 워낙 관심이 많은 성정이라 오래전에 <지킬박사와 하이드>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 기억과 별개로 워낙 어릴적이라 내용을 제대로 이해못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다뤘다는 큰 틀은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 지킬박사가 꿈꿨던 세상이 인간 내면의 선악 분리로 어떻게 가능하다는건지는 공연을 보고도 여전히 의문이 있었다. 지킬박사 자체도 본인의 실험이 가져다 줄 결과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 맞긴 하지만... 오랜만에 생명윤리에 대해 좋은 문제제기를 해주었다. 답이 없는 어려운 문제다...
그것과 별개로 지킬박사가 선악분리 실험을 성공하면서 내면의 악한면을 드러내는 것에 중독되면서 서서히 파멸해가는 것은 지금 다시 봐도 상당히 설득력있고 흥미로운 플롯이었다.

홍광호의 연기도 굉장히 인상깊었다. 특히  하이드를 연기하는 부분에서는 홍광호의 진가를 알 수 있었다. 내겐 '지금 이 순간'으로만 각인돼있는 뮤배였는데 탑배우는 이유가 있구나 싶은... 극을 보면서 큰 매력을 느꼈다.

뮤지컬 자체를 거의 처음 본 거나 다름이 없는데, 뭔가 굉장히 인력집약적(?)인 산업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래에 연기, 춤까지 완벽하게 해야하는 배우들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도 그렇고, 국내 최고 뮤지컬인 만큼 많은 자본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무대 세트, 의상까지도...
비싼게 당연하고 환호하는 팬들이 왜그렇게 많은지 알겠는..
내 수준에서는 지나치게 화려하다 느껴져서 약간 심심한듯한 연극이 더 맞는것 같긴 했다. 아무래도 스토리를 중시하는 나로썬 노래보단 대사가 더 현실적으로 들리기 때문인걸까.

이 공연에서도 역시나 사랑은 빠질 수 없었는데, 원작에서는 없었던 부분인듯?! (좋게말해)고전적으로 느껴졌던건 여성 캐릭터가 희생적인 아내 아니면 매력적인 거리의 여자로 그려지는 스테레오 타입이라는게 좀 불쾌했다. 나야 워낙 이런 것에 예민하고 극배경이 1800년대? 쯤이라는 걸 감안하면 봐줄만하긴 했지만... 그래도 최근엔 미녀와야수도 그렇고 그런 부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도 많이 나오는데... 많이 아쉬웠다.
극에서 지킬박사는 희생적인 피앙세인 엠마와 매력적인 거리의 여자 루시를 둘 다 사랑한다. 루시에 대해서는 동정에 가까운 감정인 것 같지만, 어쨌든 이성으로서 끌리지 않았다면 루시의 손을 잡고 세상밖으로 끌고 나오려는 일련의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부분은 이해가 안됐다(이해하기 싫었다는 쪽이 맞을까...)
어쨌든 사랑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행동하는것이 맞을까에 천착하고있는 나로썬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모든것을 희생하는 엠마의 사랑과 비참한 삶이긴 하지만 여성적인 매력을 맘껏 발산하며 사랑하는 루시가 비교될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엠마와 루시 역시 지킬앤하이드의 사랑버전이 아닐까. 둘 역시 인간 내면의 선악처럼 분리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결국엔 분리할 수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지킬박사는 둘 다 사랑했던 게 아닐까...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킬박사가 성매매굴에 가는 장면은 진짜 싫었다...ㅎ 루시의 구원자처럼 구는 것도 싫었고... 물론 아동성애자인 위선자 신부가 제일 극혐이긴하지만.
지킬앤하이드는 줄거리부터 그렇지만 인간 세상의 추악한 면을 많이 담고 있어서 마냥 기분좋게만 볼 수 있는 극은 아니다.
대신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극이긴 하다.

첫 뮤지컬이니 만큼 다른 극들과 비교가 불가능하긴 하지만 굉장히 수준 높은 공연을 봤다는 것은 느껴진다. 좋은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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