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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쓸듯이 마음도 본문

리뷰

눈쓸듯이 마음도

별보기hs 2023. 12. 24. 15:21

지난 11월 즈음 회사에서 현타오는 일이 있어서 템플스테이를 신청했었다.
시간은 흐르고 그 일도, 그때의 내 마음도 흘러갔지만.
그때 웬만한 절은 한달 전에는 신청해야 한다는걸 알고 템플스테이의 인기를 체감했다.
크리스마스때 템플스테이 가는게 내 로망 중 하나였는데, 마침 그 직전 주말 날짜가 있어서 남양주의 봉선사로 신청!
드디어 그날이 왔다.
막상 가려니 요새 계속 컨디션 난조라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연휴에 집에 있음 머하나 싶어서 짐싸서 출발.

봉선사로 신청한 건 교통편과 많은 후기들의 영향이 가장 컸다.
큰 사찰임에도 4호선+마버로 접근이 가능했기 때문.
그래도 두어시간 걸리는 거리라 여행 느낌이 났다.
노원쪽도 첨 가봤고, 봉선사가 자리잡은 남양주 북쪽도 첨이었다.
새삼 서울 아니 세상은 넓고, 여전히 못가본데가 많구나 싶었다.
남양주에 관해서도 새로운걸 많이 알게 됐는데, '남'자가 붙어서 남쪽일거 같지만 남양주도 꽤 북쪽이고 춥고 높은 산도 많다는 것!
특히 봉선사는 남양주 가장 북단에 위치해 있어서 며칠 전에 온 눈이 여전히 경내에 쌓여있었다.
신도시와 두물머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다핵구조로 이루어진 도농복합도시였고 이번에 간 진접도 개발이 진행중인 중심지 중 하나인 것 같았다.
확실히 애들이 많고 애들이 찌들어있지 않다고 해야하나? 내 어린시절 같은 느낌을 받았다.

봉선사에 도착해서 가장 특이하다고 느꼈던건 큰절인데도 불구하고 산중턱에 있지 않다는 거였다. (물론 골짜기이긴 했지만)
부모님 영향으로 수많은 절을 다녀봤는데, 주로 경상도에 있는 절에만 다녀서였나ㅋㅋㅋ
경내가 너무 걷기 편해서 당황ㅋㅋㅋ
큰 연못도 있고! 여름엔 연꽃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둘쨋날 아침에 잠깐 눈쌓인 연못주위를 포행했는데 넘나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한글 사용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신선하고 맘에 들었다.
대웅전도 큰법당으로 쓰여있고, 법당기둥의 알수없는 한자들도 풀어서 한글로 쓰여 있었다!
젊은사람들이 불교를 친숙하게 여기지 못하는 장벽 중 하나가 한자라고 생각했어서 굉장히 의미있었다.

눈쌓인 봉선사❄️


거의 십여년 만에 간 템플스테이였는데, 대중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인 만큼 가볍게 진행돼서 108염주도 만들고 연등도 만들고 재미는 있었지만 나로서는 그 깊이가 아쉽기도 했다.
이미 불교대학까지 졸업한지라;; 그래도 이후로 마음공부를 게을리하고 있었는데 각성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혼란한 마음들이 지속되는 날들이었는데, 불교의 좋은 말씀들 보고 들으며 다시금 스스로가 얼마나 탐진치(욕심,화,오만)에 빠져있는지 되돌아보고 참회하는 시간이 되었다.

또 이제 나이가 드니까 시스템이 보인다.
불교라는 종교가 움직이는 시스템.
그리고 종교의 베이스는 "전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 발우공양하는 것, 한자를 쓰는 것 등등.
어렸을 때부터 불교를 접해오면서 이해되지 않는 것이 많았는데, 너무나도 빠른 현시대에 불교만은 묵묵하게 옛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구나 싶었다.
백팔배랑 새벽예불 하면서도 힘들다기 보다는 그 힘듦이 오히려 나를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부처님을 위하는 것 같은 법문들도 결국 나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걸💕
짧았지만 이런 깨달음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었던 1박2일이었다.

혼자가서 좀 외롭기도 했고, 가벼운 마음으로 간거긴 하지만 프로그램도 깊이가 얕아서 몬가 맘맞는 수행공동체를 찾고 시프다.
추운 날씨와 절 상황 등으로 광릉숲걷기와 스님과 차담을 못해서 넘 아쉽지만, 아쉬워야 또 오니까 다음을 기약하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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