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EAUTY
Love wins All 본문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 기념 강연을 듣고 나는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어제의 나는 특검법 부결과 탄핵 투표 불성립에 참담함을 느끼며 계엄이 발표된 그날처럼 일찍 잠이 들어 역시 그날처럼 새벽 두시쯤에 깼다.
그리고 운좋게도 작가님의 수상 기념 강연 영상을 보게 되었다.
계엄과 노벨문학상 수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2024년의 대한민국이 너무나도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희망을 본다.
우리나라는 국가폭력을 고발하는 이야기로 노벨상을 받은 작가가 있는 나라니까.
2024년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결과는 같지 않을거라는거.
왜냐하면 우리에겐 지난날을 치열하게 반성해온 작가들과 그들이 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있고 또 한강 작가님이 말했듯 사랑을 품고 그 일들과 작별하지 않아 온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구할 수 있는가.
작가님의 강연을 들으며 내가 독일 다하우 수용소에 가서 느꼈던 것들이 떠올랐다.
한강 작가님이 망월동 묘지를 방문하면서 느꼈던 빛과 아름다움을 나는 다하우 수용소에서 똑같이 느꼈던 것이 틀림없다.
하얗게 쌓인 눈, 맑은 하늘, 눈부신 햇빛.
내가 그곳에서 느꼈던 것은 분명히 아름다움이었다.
인간성을 부정하는 일들을 겪으면서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것은 얼마나 인간다운 일인가.
그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끊임없이 직면하는 것은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작가님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했다.
나도 이제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조금은 알기에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이 흘렀다.
당분간 고통이 지속되는 나날들이 계속되겠지만 그 고통 역시 인간성의 일부임을 알고 잘 견뎌내기를.
결국에는 사랑이 이기니까.
Love wins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