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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마음>을 읽고 본문

리뷰

<일하는 마음>을 읽고

별보기hs 2021. 12. 19. 15:02

<일하는 마음>, 제현주 저, 2018

이 책을 추천받았던 때가 여름이었는데, 드디어 다 읽었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완독해서 다행이고나.
당시엔 '왜 일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고 싶은 환경을 안만들어주는 상사에 대한 반감이 컸을 것이다.
지금은 그 고민이 해결되었냐 하면 전혀 아니고 바쁜 시기를 지나면서 그냥 무뎌지고 묻혀져버린 느낌이다.
괜히 시간이 많으면 쓸데없이 생각이 많아진다는게 아닌.
답답한 마음의 출구를 찾고자 이 책을 펼쳤다.

  -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떠나서도, 내가 그때그때 알맞은 조건과 알맞은 동료와 알맞은 일거리를 찾아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 내 일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갈지 결심을 갱신하기 위해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던 시절

- 저는 모든 일하는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 일을 규정하고, 각자의 리듬에 따라 일하며 살면서도, 적당하게 먹고살 수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

- 통증이 있은 후에 근육이 자라듯이, 내 '일하는 마음'의 용량도 지속적으로 자라고 있다고 느낍니다.

-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누구와 왜' 그 일을 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대체로 내 삶을 이해하고 버텨내기 위해 쓰인 글들이어서 내 글의 시야는 넓지 않고, 살아낸 깊이만큼만 쓸 수 있는 것이 글이므로 나의 책이란 결국 나의 한계를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나의 책에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각자의 한계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 자신의 일을 더 큰 그림 안에서 바라보려면, 그 일의 여러 층위와 의미를 다면적으로 이해하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리다. 일을 통해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를 보는 것.

- 절대적으로 중요한 가치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그때그때 다르다. 상황은 늘 변하게 마련이고 당연히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일하기 위해 모였으므로 각자의 사정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닥친다면 그때는 각자의 사정을 더 중요하게 다루어야만 한다.

- 결과적으로 나는 좋은 것을 누렸고 그래서 불리한 게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여자라서 처음부터 소거해버린 선택지들이 있었고, 그게 바로 차별의 결과였다.
"차별받은 적 없어요"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내가 겪은 차별뿐 아니라 세상에 버젓이 존재하는 차별까지 지워버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에서 주의를 거두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주의를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행위에 집중하고 불안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에 집중하는 것이다.
성장은 과정을 경유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결과이고, 잘 수행된 과정은 세상이 성공이라고 정의하는 결과를 담보하지는 못해도 성장만은 가져다 준다.

- 내가 원하는 바, 내가 믿는 바를 더 많이 발신한 만큼, 같은 것을 원하고 믿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다.

-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2005)는 스파이 신분을 감춘 채 평범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영화다. 주인공의 단골 라면집 주인장은 신분을 들킬까봐 눈에 띄지 않는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출동을 앞둔 마지막 저녁, 라면집 주인장은 20년 만에 자신이 만들 수 있는 가장 맛있는 라면을 만든다. 동료 스파이는 말한다. "이렇게 맛있는 라면을 만들 줄 알면서 내내 그런 어중간한 라면을 만들며 살았다니, 아깝지 않았어?" 이 말에 라면 가게 주인장은 이렇게 답한다. "뭐,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요."
어느 쪽 길을 간다 해도 언제나 아까운 것은 있기 마련이다.

- 현실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선택은 그렇게 명백한 법이 없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해야 할지, 이제 할 만큼 했고 더 이상 희망은 없는 것인지, 결코 알지 못한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우리는 그때의 선택을 좋았던 것으로, 혹은 나빴던 것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뿐이다. 인생의 거의 모든 선택은 좋은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있다. 상처는 언제나 전환의 계기로, 성공은 변심의 출발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 가끔 멋진 일이 생기고 난 직후에 삶을 되돌아보면, 인생에서 운이 좋았던 일들이 산맥처럼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끔찍한 일들이 생긴 후에 되돌아보면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다. 현재가 과거를 재배치하는 것이다.

- 좋아 보이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을 착각하기도 쉽다.

- 당연한 말이지만 '삶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모든 삶에는 빠진 구석이 있고, 또 그 덕에 채워진 구석이 있다. 모든 삶에는 부러운 점이 있지만 나름의 어려운 점도 있다. 다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붙들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버리거나 견뎌야 한다.

- 우리가 말하는 과거의 이야기는 스스로 바라는 남은 삶의 방식을 지시한다.

- 누구나 살다보면 한번 쯤은 몰랐던 현실과 직면하기도 하고, 과거와 다른 상황에 내던져지기도 하며,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 안의 어떤 욕망을 발견하게 되지 않던가.

- 애호하는 사람들에게만 열리는 겹겹의 우주가 있다는 걸 '안다'

- 요즘 제일 관심 있는 문제가 뭐에요? 요즘 무슨 일이 가장 많이 시간을 쓰시나요?

- 탁월성은 일을 바라보는 접근법,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수 있는 중심 기술
스스로 풀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하더라고요. 탁월하게 일을 하기 위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자기 목표를 향해 자기 기준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고, 그렇게 일하는 사람은 외부의 훈장이 주어지기 '전에' 스스로 자기 일의 보상을 누린다.

-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함께 하고, 그 경험을 기반 삼아 공통 지대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함께 걸어보기만 해도 안다.

- 그가 나와 무척 비슷하다고 느낀다면, 내가 아직 그를 모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는 사람에 대해서 "그는 나와 비슷해"라고 설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알면 알수록 나와 그가 얼마나 다른지 실감하게 되며, 시간은 그 다름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전제로서 받아들이게 해준다.
우리는 서로 달라도 이해할 수 있다. 관계의 밑바탕에 동질감이 있을 때보다 가치 판단 없는 지적 이해가 있을 때, 나는 훨씬 더 안정감을 느낀다.
나는 당신을 이해한다. 당신이 나와 같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보일러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보이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처럼, 나는 시간을 들여 공부함으로써 당신을 이해한다. 그런 이해를 통해 나는 당신과의 관계 안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 사람은 관계 안에서 상대가 주는 것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그중에서 필요한 것을 가져갈 뿐이다. 그러니 사람을 모아 뭔가 하려할 때, 그들이 '무엇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무엇이 필요한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귀신같이 자신이 필요한 것을 향해 움직인다. 사람은 서로에게 신호를 보낸다. 자신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또는 무엇이 필요한 사람인지.

- 넘어서야 할 어려움의 크기보다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가 더 커야만, 그 괴로움을 뚫고 나갈 동력이 생기는 거니까요.
결국 유일한 준비는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처음에는 '일'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일'을 중심으로 한 저자의 여러가지 단상에 관한 에세이여서 뒤로 갈수록 신변잡기식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저자가 관계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부분은 좋았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이해하려는 노력을 바탕으로.
그리고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유일한 준비는 '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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