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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가수

별보기hs 2018. 7. 15. 06:16

가수 샤이니를 좋아한다.
학창시절 좋아했던 god 이후로는 가장 많이 좋아하는 가수다.
물론 god때처럼 음반이나 사진을 사모으지도 않고, 투표를 하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팬덤에 속해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의 음악이 좋았고, 음악하는 그들의 태도가 좋았다. 당연히 멤버들 개개인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샤이니가 막 데뷔한 2008년에도 잘생긴 민호를 좋아했지만 그게 다였다. 본격적인 입덕 계기는 2015년 발매된 view 노래다. 세련된 감성의 멜로디와 뮤비, 내가 좋아하는 음색을 가진 온유가 눈과 귀에 확 들어왔다. 꽂혔다. view는 이제는 세상에 없는 종현이 지은 가사로 만든 노래였다. 입덕 당시에 그들은 이미 아이돌의 수준을 넘어 선 실력있는 가수였다. 그래서 더 좋았다.
최애멤버는 온유였지만 다른 멤버들도 좋아했다. 다만, 종현은 내가 좋아하는 외모나 음색은 아니어서 정이 가진 않았다. 라디오를 종종 들을 기회가 있긴 했지만, 종현의 늦은밤 감성은 나에게 과했다. 하지만 종현의 음악 취향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 취향과 일치했다. 그의 솔로앨범의 <데자부>는 내가 자주 듣는 노래 중 하나였고, 종현이 만든 <odd eye>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샤이니 4집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였다. 나는 항상 그가 가진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그것으로 세상에 인정받고 경제적인 성공까지 이룬 것을 부러워했었다. 나에게 종현은 자아실현의 아이콘이었다.
그리고 작년 8월에 온유의 스캔들이 터졌다. 흠될만한 소스가 전혀 없었던 무결한 '샤이니'라는 아이돌에게 큰 타격을 가한 일이었다.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최애멤버가 온유였던 나는 더 큰 충격에 빠졌다. 샤이니를 더 이상 좋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4개월 후, 종현이 세상을 떠났다.
내겐 너무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래도 나름 샤이니를 좋아하는 팬이어서 이것저것 영상도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종현이가 아프다는 사실을 어디서도 느낀 적이 없었다(그게 더 무서운 일이다). 심지어 나는 종현이가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즈음 샤이니가 SM에서 멤버들이 스스로 그룹을 깨지 않는 유일한 소속가수가 될지도 모른다고 문득 생각했었다.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나. 차라리 종현이가 샤이니를 그만두는 게 해피엔딩이었다.
그때 즈음부터였나...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호르몬의 영향인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오래갔다. 전반적으로 무기력했고, 삶이 즐겁지 않았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나는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샤이니는 일본공연을 시작으로 활동을 재개했고, 올해 5월 새 앨범을 냈다.
이르다고 생각했다.
소속사의 횡포라고, 온유가 곧 군대를 가는 것과 관련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앨범이 나오고 <라스>에 나온 나머지 4명의 모습을 보았을 때, 종현의 죽음으로 내게도 남겨져 있던 상처가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도 상담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의 신곡은 역시나 내 취향이었다.
키가 작사한 <안녕(You&I)>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나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그들이 슬픔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 자체가 나의 슬픔을 정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여전히 무대에 선 4명을 보는 건 나에겐 힘든 일이다. 특히 학창시절 god도 한 멤버의 탈퇴로 4명으로 활동했던 게 어린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었는데, 그때가 자꾸만 떠오른다. 4명은 나에게 불완전한 느낌을 준다.
샤이니의 노래는 여전히 좋지만, 메인보컬이었던 종현이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크다. 음악을 듣다가 나도 모르게 종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본다. 종현이는 무대위 다섯명의 가운데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이렇게 온전히 대면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서툴지만, 이조차 당연한 삶의 당연한 과정이고 이를 통해 내가 성숙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종현이가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고, 또 행복하길.
그리고 힘든 길이라도 계속 가겠다고 말하는 남은 멤버들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