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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안테나 부산, 눈부시게 반짝 거리던 지난 여름날 우리들

별보기hs 2017. 9. 10. 01:35

'그토록 내가 좋아했던 상냥한 너의 목소리 내 귓가에서 안녕 잘지냈니 인사하며 여전히 나를 지켜주고 있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한계도 있겠지만, 돈은 어느정도의 자유를 보장해준다.
돈을 벌게 된 이후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고,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것들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지난 15년 간 나의 버킷리스트였던 소원 하나를 이루는 날이었다.
내 이상형인 희열님은 보는날. 돈을 벌게 되고서야 드디어. 부산에서, 무려 안테나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함께.
가장 감성이 예민했던 사춘기에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줬던 뮤지션이 유희열이었기 때문인지, 나는 안테나의 모든 소속 가수들을 좋아한다.
노래가 좋아서 가수를 좋아하는건지, 안테나의 가수이기 때문에 노래를 좋아하는건지 이제 구분도 안된다.
거의 모든 곡을 알고 따라 부를 수 있어서 더 즐거웠던 공연.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을 한꺼번에, 그것도 4시간 동안이나 볼 수 있는 공연이라니.
하지만 그 4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공연이 짧게 느껴지고 끝나는게 너무나 아쉽고 슬펐다.
희열님은 그냥 내가 지금까지 보고 듣고 느꼈던 그대로의 희열님이라서 좋았다. 말솜씨와 유머러스함, 그리고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말들까지도.
여전히 15년전 라디오 속의 그 사람이었고, 10년전 티비 속의 그 사람이었고, 5년 전 음악 속의 그 사람이어서 좋았다.
이 감동을 어떻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오늘의 장면 장면들이 내 기억 속에 영원히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넌 가르쳐줄 수 있을까 내 마음 도착했는지, 니가 숨 쉬는 니가 꿈꾸는 매일 그 안에'

그리고.. 내 대학생활을 함께했던 루시드폴과 페퍼톤스의 음악들. 언젠간 꼭 단독 공연에 가보고싶다는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주었다.
생각보다 내가 아는 곡이 많아서 깜짝 놀랐던 정재형. 내 눈물 모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순정마초까지.. 명곡파티였다.
소문은 들었지만 그 소문을 그대로 증명해주었던 박새별. sky high라는 좋은 곡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자주 듣게될 것 같다.
안테나의 가능성과 밝은 미래를 보여주었던 안테나 엔젤스.
언제 들어도 감탄하게 되는 권진아의 목소리, 새삼 놀라움을 가져다주었던 이진아의 아름답고 예술적이었던 재즈 피아노 선율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수정과 샘김의 팝스타일 곡들과 정승환의 정통 발라드까지... 영원히 응원할 것이다.
아주 잘차려진 만찬을 딱 기분좋게 먹은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여름날이 그렇게 슬픈 곡인지 몰랐다. 수험생활할때 지금 계절 즈음에 자주 들었었는데..
가사가 반짝거려서 너무 좋아했었다. 끝난 인연을 이야기하지만 하나도 슬프지 않은, 내가 아는 유일한 이별 노래였는데.
경쾌한 리듬과 함께, 서로의 꿈을 이야기했었던 과거, 계절이 변하듯 자연스럽게 끝난 인연, 과거를 회상하며 아름다웠던 상대방을 떠올리는 지금, 그 인연이 현재의 나를 만들어주었음을 인정하고 담담히 고백하는 가사가 너무 좋았었다.
너무 좋았던 공연을 하고도 '잊지 말아줘 어제의 서툰 우리들'이라는 가사가 좋아서 이 곡을 마지막 곡으로 골랐다는 유희열의 마음이 좋았다.
그리고 이 노래를 듣는데 과거의 나와 나를 스쳐갔던 인연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슬펐다.
지금 이 순간도 과거가 될 것이 미리 슬펐다.

'너도 가끔 기억하겠지. 눈부시게 반짝거리던 푸르른 지난 여름날 너를, 나를, 그리고 우리를...'

눈부시게 반짝거리게 해주어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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