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EAUTY
광안리에서 본문
일주일 전부터 기다려 왔던 날이었다.
친구가 찾은 맛집에서 맛있는 회와 매운탕을 실컷먹고 우리는 광안리 해변가로 향했다.
우리는 항상 그랬다.
광안리 근처에서 만나 밥을 먹고는 거기서 십분 거리든 삼십분 거리든 항상 광안리 해변으로 향했다.
오늘도 다르지 않았다.
대로변에서 해변가로 걸어들어가다보면 광안대교의 일부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오는데, 그 순간은 항상 설렌다.
'자 이제부터 바다가 시작될거야, 기대해'하고 바다가 내게 말 건네는 느낌이랄까.
광안리는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해변가 카페에 들어갔다가 마감시간이 되어 쫓겨나오듯 빠져나와 해변가를 걷기 시작했는데, 해변의 서쪽 끝에서 빈 벤치를 발견하고는 얼른 달려가 자리를 차지하곤 앉았다.
편의점에서 캔맥주 사와 3차를 시작했다.
우리가 하는 이야기들의 레파토리는 항상 비슷하다.
요즘의 기분과 생활에 대한 만족도.
우리의 미래,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의 힘들었던 과거, 잘버텨냈다 부둥부둥.
해변가 분위기에 취해 시간가는줄 모르고 그런 얘기들을 나누다가 어느새 밤 열두시가 되었다.
돌아보니 옆테이블엔 사람이 세팀이나 바뀌었었네.
광안리 근처에 삼십년을 살았던 친구는 자꾸만 외국에 온 것 같다고, 여행온 것 같다 했다.
서울시민인 나는 어제도 여기 있었던 것 같다고, 여전히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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