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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EAUTY
그저께 너무 답답해서 슬언니랑 벙개를 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문젠가...? 하는 생각. 다들 이 엉망인 세상 별생각없이 아무렇게나 살아가는데, 나만 이 세상이 엉망인게 통탄스럽고 이걸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고쳐나가려고 애쓰고 혼자 스트레스받고... 내가 너무 이상적인건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면 그건 또 그 나름의 부작용이 있을텐데, 나만 옳다고 고집부리고 있는건가?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고, 아무도 이 질문에 답을 내려줄 수 없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나는 또 서점으로 향했다. 책에는 항상 답이 있다. 서점 철학코너에 가서 손에 집히는 책을 읽었는데, 너무 좋은 책을 만났다. 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이 책은 철학책 치고는 매우 트렌디하고 비판적인데 ..
콜미바이유어네임. 이 영화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의 호평이 이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또 반골기질때매 한장 난리일때는 안보고, 한참 뒤에 이 영화를 봐야겠단 생각이 들어 보고나서는 인생영화가 되었다. 그리고 원작의 표현이 궁금해서 책도 구입했다. 초반에 조금 읽다가 말았었는데, 최근에 영화를 다시본게 계기가 되어 책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글은 영화보다 훨씬 더 인물과 감정에 대해 세밀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영화는 영상이 매개이므로 '보여준다'는 형식을 취하고 어쩔 수 없이 제3자의 시선이라는 한계가 있는데, 이 책은 특히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쓰였기 때문에 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인물의 특징과 구체적인 감정이 더 와닿았다. 영화볼때는 몰랐는데 주인공 엘리오는 굉장히 섬세하고 똑똑한 남자다. 영..
창밖으로 새벽의 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입추가 지나고 드디어 가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있지 콘서트를 갔다. 작년에 코로나로 집콕하면서 있지에 입덕하게 되었는데, 우연히 콘서트 예매일을 알게 되어 예매를 했다. 영상으로 보던 무대를 실제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콘서트를 보기 위해 올림픽공원에 도착했는데, 수많은 인파에 새삼 놀랐다. 외국인들도 엄청 많았다. 얼마만에 오는 아이돌 콘서트인지.. 괜히 나이때문에 내가 있으면 안될 곳에 온 기분도 들곸ㅋㅋ 예전과 달리 단순한 관객 입장이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분위기를 살피게 되었다. 요즘 아이돌 문화는 이런 분위기구나 라는걸 체험해보는 느낌?ㅋㅋㅋ 공연은 참 좋았다. 있지의 실력이야 좋은거 원래 알고 있었고, 영상으로 보던걸 생눈..
# 어제는 영화 을 보러 용산CGV에 갔다. 주위에 을 본 사람 중에 호평을 안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보러가기 전날 만난 ㅊㅈ님이 에 대해 그닥 호평하지 않아서('전형적인 헐리우드 상업영화'라고 평하심) 기대반 걱정반으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를 본 소감은 ㅊㅈ님이 말한 딱 그정도였다. 웰메이드 상업영화ㅎㅎ 예전에 천만 영화인 를 보고도 같은 평을 했던듯. 스토리 자체는 헐리우드 특유의 영웅서사와 클리셰 범벅이었다. 다만, 영상이 너무 잘 뽑혀서 사운드 빵빵한 큰 화면으로 보니까 전투기 조종 게임하는 느낌도 들고, 항공 씬도 너무 실감나서 보다가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깜짝 놀라고 그래서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보는 재미를 느꼈다. 아이맥스나 4DX로 봤으면 재미가 배가 되었을텐데 아쉽긴 했다..
뉴스 끝나고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EBS 특집 다큐 편을 보게 되었다. 이십대들의 목소리들과 현실을 잘 풀어낸 좋은 다큐였다. 한편으론 내가 이십대였을 때와 달라진 건 뭔가, 여전히 다들 힘들구나 싶기도 하고. 중간에 로스쿨 얘기가 꽤 길게 나와서 괜히 또 운명적인 느낌을 받기도 하고ㅋ 우리 사회의 이십대들이 아주 똑똑해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다큐 맨 마지막에 공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홍대 법대생의 대답에 동의하고 그 대답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공정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불공정을 해소하려는 노력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공정에 관한 논의는 깊게 들어가면 아주 복잡한 층위의 문제다. 공정은 엄밀히 들어가면 평등과는 또 다르긴 하지만 공정의 ..
는 성공가도를 달리던 스웨덴 출신의 비욘 이라는 남성이 행복을 찾아 태국의 한 수도원으로 출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놀랍게도 이 책을 기독교인 회사 동료에게 추천받았는데, '뻔한 이야기지만 실제 경험한 이야기라 그런지 임팩트가 있다'는 소감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 그리고 비욘의 삶이 '뻔한 이야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수행을 조금이라도 해보았다면 수행이라는 것이 얼마나 수많은 번뇌와 괴로움과 싸워야하는 대단한 일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초딩 때부터 왜 사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었고, 중딩 때부터 '출가'에 관한 생각을 했었다. 우리 집안은 할아버지 대부터 독실하게 불교 공부를 해왔는데, 아빠는 중딩때 나를 한 비구니 스님에게 인사시키며 내가 출가 생각이 있다고 한다는 얘기를..
꿈을 향해 한 발자국씩 떼어보는 중! 오늘은 그 일환으로 독립서점에서 하는 책만들기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해보았다. 수업장소가 동굴들어가는 느낌이어서 몬가 싱기했다.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느낌! 실제로 새로운 세상을 만난거기도 하지. 새삼 서점 사장님이 남자분이시라는게 싱기했다ㅋㅋㅋㄱㅋ 왜 당연히 여자분이실거라고 생각한건지 모르겠지만. 수업은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책만들기를 구체화시킬 수 있었던 매우 유익하고 실용적인 시간이었다. 기억에 남는 내용은 책에 대해 유연하게 사고하라는 것이었다. 소재부터 책 유형까지도 자유롭게 사고하라는 이야기를 여러가지 예시를 들어 해주셨는데, 도끼로 머리깨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만 해도 책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수준이나 분량이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그걸 깨주셨다..
책덕후인 내게 2019년 서울국제도서전을 못간 건 한이 될 정도여서, 3년만에 드디어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온 소감은 한을 풀었다는 느낌이다. 삼성역에는 쇼핑하러 몇번 가보긴 했지만, 컨벤션홀에 가는건 처음이어서 버스 내려서 찾아가는데 조금 긴장됐다. 12시 좀 넘어서 도착했는데, 이때만 해도 표 끊는 줄이 대기가 있긴 했어도 그리 길지 않았는데 2시쯤 되어서는 홀을 한바퀴 돌 정도로 대기줄이 길어서 놀라울 정도였다. 입장해서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당황ㅋㅋ 우리나라에 책에 진심인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사람이 많아서 당황해서 브로셔도 하나 못챙기고 그냥 보이는길로 쭉쭉 들어가서 대충 크게 한바퀴를 돌았더니 좀 정신이 차려졌다. 문학동네나 민음사 같은 유명한 부스는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구경도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