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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EAUTY
한때는 누군가 내 세상을 바꿔줬으면 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내 생활을 바꿀 기회를 준다면 줬던 걸 다시 뺏을 힘도 있을 거고 그 기회를 빌미로 나를 쥐락펴락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만큼이 내 몫이겠지. 서울 간다고 번거로운 살림의 일과가 생략되지 않는다는 것을 XX는 몸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그는 이 세계가 끝없는 경쟁으로 돌아가리라는 것 또한 어렴풋이 직감한다. 이 지역에서는 그럭저럭 1등을 하고 있대도 서울에 간다면 더 뛰어난 이들이 분명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실망할텐데, 그냥 이곳에서 이 정도로 쭉 만족하면 안되는가. 서울 가면 이름 모를 빵도 많고 더 유명한 빵집도 많다지만, XX는 그냥 동네 맛집인 '김철수빵집'의 주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예상치못한 좋은 일도 있..
요즘 천착한 문제를 한 친구한테 말했을 때, 그 친구가 영화 을 보라고 했다. 나는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스파크를 밖에서 찾고 있었고, 바다를 그냥 물이라고 착각하고는 계속 바다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래서 자꾸만 모든 것이 흐릿해지고 찾고자하는 것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영화 은 내게 지금 꼭 필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내가 집중해야할 것은 현재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순간순간이 의미있다고 말이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인간존재는 자꾸만 잊어버리기 마련이라 자꾸만 상기시켜주지 않으면 안된다. 영화 을 보라고 해준 타지에서도 만날 수 있는 오랜 친구와 향수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내게 명상책을 보내주는 가족과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형제가 곁에 있다. 내 힘으로 얻어낸 전셋집과 최근 승진한 직장과..
올해 다들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가서 때문에 힘들어 하는데, 나는 왜때문인지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서울로 오고나서 매일이 여행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인것 같다. 를 읽으면서 서울에 가기로 결심하고 실행해내고 있는 현재의 삶이 일종의 여행기로 변환되는 것 같은 공감대를 느꼈다. p.22. '추구의 플롯*'에서는 주인공이 결말에 이르러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지만, 여행을 준비 하는 단계에서 '뜻밖의 사실'이나 예상치 못한 실패, 좌절, 엉뚱한 결과를 의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정해진 일정이 무사히 진행되기를 바라며, 안전하게 귀환하기를 원한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고 매력적인 그녀의 삶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https://mybeauty.tistory.com/388) 그리고 오늘에서야 드디어 그녀의 처녀작이자 대표작인 을 읽었다. 많은 이들이 극찬해 마지 않듯이 이 작품은 19살 소녀가 쓴 것이라 믿을 수 없을정도로 탁월했다. 문체, 심리묘사, 흡입력 있는 스토리 등등... 어느새 이 작품에 빠져들었다. 주인공 '세실(이름마저 예쁘다)'은 당시 작가를 투영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세실은 이성보단 감정에 치우쳐 있고, 장기적인 성장 보단 잠깐의 쾌락을 좇는 캐릭터다. 마치 작가 본인의 삶처럼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화자가 19살 소녀인 것 같으면서도, 19살 소녀치곤 너무나도 적확하게 본인의 감정과 주변의 상황에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선 개념인 '수치심'에 관해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작년에 내가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알게 된 책이다. 심리학 책 치고는 깊이가 있어서 읽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나믄진과 북스터디를 하며 1년여 만에 드디어 완독하게 되었다. '수치심'이란 고통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수치심'에 관해 직면하게 되면 나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동시에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심리적 이슈에 대한 해결이 가능하다. 이 책은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그 과정을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작년에 상담받으면서 막연히 수면 위로 드러났던 개인적인 문제들과 그에 대한 상담 선생님의 해결방식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고, 나믄진이 이 책을 함께 읽으며 한단계 성숙하는 과정을 지켜보..
보고싶은 영화가 생기는 것이 내게 흔한 일은 아니다. 이벤트에 참여하려고 영화관앱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이 영화를 만나게 되었다. 운명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나는 무언가에 이끌려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1년에 1번 정도 생길까말까한 일이다. 마침 cgv 아트하우스에서 큐레이터 이벤트도 하고 있었다. 얼른 예매하고 토요일에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는 너무 좋았다. 내게 이렇게 예술적 감성을 채워주고 영감을 주는 영화를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라는걸 이제는 알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경험하는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하게 다가왔다. 영화는 내가 작년 9월에 방문하고 큰 영감을 받았던 제주의 수풍석미술관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나는 그 공간에 가보았고, 원래는 예약제로 진행되는 곳을 개인..
회계일이 점점 익숙해지는 것이 편하지만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다. 왜일까? 내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반기결산을 끝내고 가뿐한 오늘, 알라딘 4DX를 보았다! 무려 두번째 관람! 알라딘 주제가라고도 할 수 있는 A Whole New World를 알게된지는 어언 십 년이 지났는데, 십년이 지나고나서야 알라딘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땐 그저 좋은 멜로디와 예쁜 가사가 좋았을 뿐인데, 알라딘 영화를 보고나서 이 노래가 어떤 스토라리인에서 나왔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곡인지까지 알고 나니 이 곡이 더 좋아졌다. 알라딘을 처음 보고 이 곡을 처음 알려준 언니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본인도 잊고 있던 일이라며 빵터지셨다.ㅎㅎ 이 영화는 알라딘과 자스민의 러브스토리..
오늘은 또하나의 내 공연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날이었다. 2014년 god콘서트를 시작으로 작년의 안테나 콘서트, 올해 6월 서울시향 공연에 이어 드디어 뮤지컬 를 보았다. 이제 공연 버킷리스트는 토이, 이적, 김동률, 아이유 정도 남은듯. 언젠가 다 이룰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이적 부산 콘서트는 올해는 지킬공연이랑 겹쳐서 아쉬웠다.. 다음번을 기약하며.. 개인적으로는 사람의 내면에 워낙 관심이 많은 성정이라 오래전에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 기억과 별개로 워낙 어릴적이라 내용을 제대로 이해못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다뤘다는 큰 틀은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 지킬박사가 꿈꿨던 세상이 인간 내면의 선악 분리로 어떻게 가능하다는건지는 공연을 보고도 여전히 의문이 있었다..